2026년 10월 · 창간호psmygroup.com
FRAME PSMY

PSMY 매거진

No.14기획의 값

기획료를 빼면 그 일이 사라질까

기획료는 회의비가 아니라 촬영 회차를 정하는 값입니다. 이 칸을 빼면 그 일이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 봅니다.

2026.10.056 MIN READ맡기는 사람 · 기획의 값

견적서를 받으면 눈이 가장 먼저 가는 줄은 맨 아래 총액입니다. 그다음에 눈이 가는 줄은 대개 맨 위, 기획료입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이 옵니다. "기획은 저희가 할 테니 이 칸은 빼주시면 안 될까요?"

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빼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다만 그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옮겨갈 뿐입니다. 어디로 옮겨가는지를 따라가 보면 이 칸의 값이 어디서 나오는지도 같이 보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과 값이 붙는 것은 다릅니다

촬영비가 왜 드는지는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카메라가 보이고, 조명이 서고, 사람 여럿이 하루 종일 움직이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편집비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면이 바뀌고 자막이 붙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획은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회의 몇 번과 문서 한 장입니다.

그런데 제작 일정을 펼쳐놓고 보면 비중이 뒤집힙니다. 상담에 한 주, 기획에 한 주에서 두 주, 촬영에 반나절에서 이틀, 후반에 두세 주가 듭니다.

촬영이 가장 짧습니다. 기획은 후반과 비슷하거나 더 깁니다. 전체 일정의 3분의 1 가까이가,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는 문서 한 장으로 끝나는 구간입니다.

이 비대칭이 기획료가 이상해 보이는 이유의 전부입니다. 가장 오래 걸리는 구간인데 가장 안 보입니다.

기획은 더할 것이 아니라 뺄 것을 정합니다

기획을 아이디어를 내는 단계로 알고 계신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하는 일은 반대쪽에 가깝습니다.

첫 회의에서 나오는 촬영 목록은 대개 스무 개 안팎입니다. 사옥 전경, 로비, 생산 라인, 연구실, 임원 인터뷰, 직원 인터뷰, 제품 클로즈업, 출하 장면. 담당자 입장에서는 하나도 빼기 어렵습니다. 전부 회사를 설명하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기획이 하는 일은 이 스무 개를 열두 개로 줄이는 것입니다.

줄이려면 기준이 있어야 하고, 기준은 목적에서 나옵니다. 신규 거래처에 회사를 소개하는 영상이라면 생산 라인이 남고 복지 공간이 빠집니다. 채용 설명회에 트는 영상이라면 정반대가 됩니다. 목적이 정해지지 않으면 어느 것도 뺄 수 없고, 못 빼면 스무 개를 다 찍게 됩니다.

목록 여덟 줄이 하루를 만듭니다

촬영 목록 스무 개는 대개 이틀입니다. 열두 개면 하루에 들어갑니다.

하루가 줄면 줄어드는 것이 카메라 한 대가 아닙니다. 감독, 촬영팀, 조명팀, 장비 대여, 차량, 식사가 통째로 하루씩 빠집니다. 회차는 견적을 가장 크게 움직이는 칸입니다.

그래서 기획료가 붙은 견적과 안 붙은 견적을 나란히 놓으면, 기획료가 붙은 쪽이 총액에서 낮게 나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기획이 회차를 한 칸 줄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인심이 아니라 산수입니다. 여덟 줄을 지우는 판단에 한 주가 걸리고, 그 한 주가 하루치 현장 비용보다 작습니다.

기획을 빼면 그 판단은 어디로 가는가

기획료를 뺀다고 해서 아무도 그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두 갈래로 갑니다.

발주처가 가져갑니다. 원래 의도한 쪽입니다. 담당자가 구성안을 써서 넘기면 제작사는 그대로 찍습니다. 사내에 콘텐츠 담당자가 있는 회사라면 이 방식이 실제로 빠르고 결과도 좋습니다.

다만 넘기시는 문서가 촬영 가능한 형태여야 합니다. "회사의 성장 스토리를 감동적으로"는 구성안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그 문장을 들고 현장에 가면 카메라를 어디에 놓을지 정할 수 없습니다.

현장이 가져갑니다. 이쪽이 실제로 더 자주 일어납니다. 찍으면서 정하게 되고, 정하는 동안 팀 전체가 기다립니다. 그날 못 정한 장면은 다음에 다시 나가서 찍습니다. 회차가 한 번 더 붙습니다.

빠진 기획료보다 추가된 회차가 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견적서에서는 한 줄이 지워졌는데 최종 정산에서는 한 줄이 늘어 있습니다.

"기획 없이도 잘 나온 영상이 있던데요"

있습니다. 다만 두 가지를 같이 보셔야 합니다.

하나는 이미 기획이 끝나 있던 경우입니다. 발주처에 콘텐츠 담당자가 있고 그 사람이 구성안을 써서 넘겼다면, 기획은 제작사 견적서에서 빠졌을 뿐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 회사의 인건비로 치러졌습니다.

다른 하나는 안 나온 경우가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찍은 프로젝트, 편집을 갈아엎은 프로젝트, 납품 직전에 방향이 바뀐 프로젝트는 아무도 사례로 올리지 않습니다. 잘된 것만 눈에 들어오는 구조에서 성공률을 읽으면 실제보다 높게 읽힙니다.

판단 기준을 남의 결과에서 가져오면 이 편향을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우리 회사의 조건에서 세우는 편이 안전합니다.

유형이 기획의 두께를 정합니다

기획료가 어느 프로젝트에서는 얇고 어느 프로젝트에서는 두꺼운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만드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기획이 감당하는 몫이 다릅니다.

행사 기록은 기획이 가장 얇습니다. 식순표가 이미 구성안 노릇을 하기 때문입니다. 순서가 정해져 있고 우리가 정할 수 있는 것은 어디에 서서 무엇을 잡을지뿐입니다.

인터뷰형은 질문지가 기획의 본체입니다. 좋은 답은 좋은 질문에서 나오고, 질문지를 언제 넘기느냐가 현장의 공기를 정합니다. 여기서 아낀 반나절이 편집실에서 사흘로 돌아오는 일이 흔합니다.

2D 모션그래픽은 가장 두껍습니다. 촬영본이 아예 없으니 스토리보드가 사실상 촬영 원본입니다. 그림이 확정되지 않으면 만들 것 자체가 없고, 그래서 이 유형만 스토리보드가 견적서에 따로 섭니다.

광고와 브랜드필름은 콘티 한 컷이 현장 반나절입니다. 컷 수가 곧 일정이라 기획 단계에서 컷을 하나 지우는 판단이 가장 비싼 판단이 됩니다.

같은 "기획료"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이 넷이 하는 일은 서로 다릅니다. 견적서를 비교하실 때 금액을 나란히 놓기 전에 유형이 같은지부터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서 이 칸에서 물어볼 것

기획료의 금액만 보는 것으로는 판단이 안 됩니다. 같은 이름 아래 들어 있는 것이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물어볼 것은 넷입니다.

무엇이 문서로 나오는가. 구성안인지, 콘티인지, 스토리보드인지. 셋은 다른 문서입니다. 구성안은 순서와 내용이고, 콘티는 컷 단위의 촬영 계획이고, 스토리보드는 화면을 그림으로 그린 것입니다. 2D 모션그래픽처럼 촬영본이 없는 유형은 스토리보드가 사실상 촬영 원본이라 별도로 붙습니다.

몇 번 고칠 수 있는가. 구성안 확정 전의 수정은 값이 거의 들지 않고, 촬영이 끝난 뒤의 수정은 많이 듭니다. 기획 단계의 수정 횟수가 넉넉한 쪽이 결과적으로 유리합니다.

누가 승인하는가. 최종 승인자가 구성안 단계에 한 번 들어오면 편집이 끝난 뒤에 뒤집히는 일이 거의 없어집니다. 그 5분이 사흘을 아낍니다.

촬영 목록이 몇 개로 정리되는가. 이 질문에 답이 나오면 회차가 보이고, 회차가 보이면 총액이 보입니다. 기획료가 제 일을 했는지는 이 숫자에서 드러납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기획료는 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칸을 빼는 것은 값을 지우는 일이 아니라 일을 옮기는 일입니다. 발주처가 가져가면 그쪽 시간이 들고, 아무도 안 가져가면 현장에서 회차로 돌아옵니다.

견적서에서 이 칸을 보실 때는 금액보다 산출물을 먼저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기획이 무엇을 내놓는지가 정해지면, 나머지 칸의 크기도 같이 정해집니다. 순서가 반대인 적은 없습니다.

무엇을 넘기고 무엇을 맡길지 정리해두고 싶으시면 영상 발주 체크리스트의 1부와 2부가 그 순서로 되어 있습니다. 고르신 조건에서 범위가 어디쯤인지는 견적 범위 계산에서 여섯 칸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01영상 기획료는 무엇에 대한 비용인가요?
촬영 목록을 정리하는 값입니다. 첫 회의에서 나오는 촬영 목록은 대개 스무 개 안팎이고, 기획은 이것을 열두 개 안팎으로 줄입니다. 목록이 줄면 촬영 회차가 줄고, 회차는 견적에서 가장 크게 움직이는 칸입니다.
02기획은 저희가 할 테니 기획료를 빼도 되나요?
됩니다. 다만 그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 발주처로 옮겨옵니다. 넘기시는 문서가 촬영 가능한 형태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판단이 현장으로 밀려 회차가 늘어납니다.
03구성안과 콘티와 스토리보드는 같은 것인가요?
다른 문서입니다. 구성안은 순서와 내용이고, 콘티는 컷 단위의 촬영 계획이고, 스토리보드는 화면을 그림으로 그린 것입니다. 기획료에 무엇이 포함되는지는 이 셋 중 무엇이 나오는지로 확인하시면 됩니다.
CHECKLIST무료 · A4 15페이지

맡기기 전에 정해둘 72줄

브리프, 견적 비교, 수정 범위, 사용 범위, 답사, 원본 관리까지 열두 장. 인쇄해서 회의에 들고 들어가시도록 만들었습니다.

체크리스트 받기
ESTIMATE여섯 칸 · 1분

우리 건은 얼마쯤인가

촬영 회차, 장소, 출연, 후반 범위, 납품 버전, 일정. 채우면 예상 범위가 나오고 어느 칸이 값을 올렸는지도 같이 보입니다.

범위 계산해 보기

범위를 먼저 정하면 견적이 보입니다

PSMY는 제작 유형별 시작 기준가와 별도 항목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두었습니다. 범위를 먼저 정하고 견적을 냅니다.